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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올해 늦은 김장 하기

by Anna74 2020.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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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너무 늦게 하게된 김장
날씨까지 추워져 수행하는 마음으로
배추 다듬고 가르기부터 시작


배추 담글 소금물 만들기
물이 얼음처럼 차갑다
수도꼭지를 돌리자 호수에서
얼음 덩어리들이 밀려 나왔다


배추에 소금물이 배도록
넣었다가 빼기를 반복하고 건지기


배추 사이사이 중간중간 소금 넣기


숨이 잘 죽지않는 배추 머리부분은
다듬을때 칼집을 넣고
간을 할때 소금 한주먹씩 넣어 주기


파, 갓, 미나리, 무우, 당근 다듬고 썰기
사과, 배, 무, 생강, 마늘 갈기 좋게 잘게 썰기
고추도 갈고 각종 젓갈 준비해서 갈기


고춧가루, 양념들, 갈아온 젓갈과
과일 채소들까지 모두 넣고 골고루 섞기
어깨가 아프기 시작
다 섞고나면 손이 떨리는 부작용이..
ㅠㅠ


같은 자세로 몇시간을 비비고 바르고 담고
허리는 끊어질것 같고 무릎은
잘 펴지지 않을만큼 마비가 온듯한 고통


커다란 무김치도 비비고


갓김치까지 비비고 나니
허리가 굽은 할머니처럼
녹이 슨 로봇처럼 잘펴지지 않는 관절들


" 너무 고생들 많았어 "
" 수고 했어 "

 

서로 위로의 말을 건내며
각자의 집으로 3일전 들고왔던 김치통을
두손 가득 들고 대문 밖을 나오는데


이렇게 예쁜 달이 또 나를 위로하는구나
오늘밤 어깨에 허리에 파스를
여기저기 붙이고
잠을 자야할것 같은 밤이지만
오늘만큼은 그동안 시달렸던
불면증이 치료 될것 같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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